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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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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프로젝트 하나 큰 거 끝내놔서 시간 좀 생겨서 하고 있는 작업이 지난 5년간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얼마나 벌어갔나 분석해 보는 작업입니다.
우선 raw data를 수집해서 쭈욱 엑셀에 담은 다음에 원하는 조건에 맞춰 이리저리 돌려보며 분석했는데, 뭐 한번에 다 담으면 거의 보고서 분량이니, 시간 날 때 짬짬이 토막별로 올려드릴게요.
1탄은 지난 5년간 누가 제일 많이 벌어갔나입니다.
"벌어간 돈" 부터 정의하자면, 입장수익은 고려하지 않았고요, UEFA가 지급한 분배금 (상금 + 중계권료 등)만 계산에 넣었습니다.
위의 표를 해석하는 것부터 해설하자면,
클럽이 챔스 조별리그에 진출만 하면 받을 수 있는 돈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 Group stage fee, Performance bonus, 그리고 Market pool.
1. Group stage fee는 말 그대로 조별리그에 진출함으로 받은 상금입니다. 이는 조별리그에 진출한 모든 팀이 똑같은 돈을 받는 것입니다. 이게 09-10까지는 팀당 7.1m, 10-11부터는 7.2m, 12-13부터는 8.6m씩 주어졌습니다.
2. Performance bonus는 말 그대로 조별리그의 승무패 성적에 기반하여 지급됩니다. 이것도 11-12까지는 승리에 800k, 무승부에 400k였으며, 12-13부터는 승리에 1m, 무승부에 500k씩 주어졌습니다.
3. Market pool은 UEFA가 벌어들인 챔스 중계권 수익을 조별리그 이상 참가한 클럽들에게 나눠주는 것입니다. 이 금액을 산정하는 방식은 조금 복잡한 편인데요, 크게 보면 (1) 클럽이 속한 나라가 어디냐, (2) 그 나라에서 조별리그에 진출한 클럽이 몇 개냐, (3) 클럽의 전년도 리그 성적, (4) 당해년도 챔스 성적, 이 네 가지 요인을 제가 나열한 순서에 기반하여 금액을 뽑아내서 클럽별로 나눠줍니다. Market pool은 전체 UEFA 분배금의 4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돈을 얼마만큼 받았느냐가 위의 순위를 거의 결정짓는 요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요것만 따로 다루는 편에서 할게요.
4. Tournament는 조별리그 이후의 토너먼트에서의 성적에 따라 받는 돈이며, 이거는 승무패에 기반하지 않고, 16강 진출 시 얼마, 8강 진출 시 얼마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통과 시 돈을 받는 구조입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돈을 벌어간 팀은 역시 바이언입니다. 독일의 협소한 중계권 시장이라는 태생적으로 불리한 분배 구조 속 (전체 독일 클럽들에게 주어지는 Market pool 배분금은 다른 빅리그에 비해 작은 편) 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을 타갈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나 성적이죠. 5년 동안 결승만 3번 진출하면서 5년 간 챔스 조별리그에 진출한 전체 76개 팀 중 가장 높은 금액의 Tournament 상금을 타갔습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역시 성적의 영향이 컸습니다. 5년 동안 우승 1회에 4강만 4번 간 것이 컸죠.
맨유, 첼시, 밀란, 아스널, 유베 등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클럽들은 Market pool 배분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11-12까지는 잉글랜드가 매년 80m 이상 배분받는 등 가장 많은 Market pool 배분을 받았으며, 12-13부터는 이탈리아가 매년 80m 수준으로 배분받으면서 전체 국가 중 가장 많이 받아가게 된 것이 주 원인이죠.
맨유는 이 덕분에 Top 5 중 유일하게 우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Top 5에 들어올 수 있었고, 첼시는 우승 1번의 효과, 그리고 밀란과 유베는 이탈리아 쪽에 급격히 늘어난 Market pool 배분과, 1장 줄어든 이탈리아 클럽의 챔스 티켓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늘어난 몫의 혜택을 봤고요.
인테르는 5년 중에 챔스에 참가한 횟수가 3회로 유베랑 똑같은데다 우승 1회, 8강 1회로 유베보다 성적이 훨씬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베보다 누적 수익이 적은 이유는 아무래도 이탈리아 클럽에 더 많은 Market pool 배분이 시작된 12-13 이후에 챔스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커보입니다.
Market pool의 효과를 또 톡톡히 본 클럽은 올림피아코스입니다. 그리스는 매년 10-15m 남짓 Market pool 배분을 받는 작은 마켓임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4번 조별리그에 진출(그것도 그리스 단독대표로)하면서 이 돈을 독식해 가면서 준우승-8강을 찍은 도르트문트랑 비슷한 수익을 냈네요.
이처럼 챔스 수익배분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되는 항목이 Market pool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몇 년간 세리에A 팀들이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네요. 우선 이탈리아 축구중계시장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챔스중계권수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며, 이로 인해 더 많은 Market pool 배분 금액을 따오는데다가 세리에A 팀 티켓이 3장으로 EPL/라리가/분데스에 비해 1장 적은 것이 적어도 10-20m씩 더 벌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가져다 주네요. 특히 12-13이나 이번 시즌처럼 세리에A에서 단 두 팀만 조별리그에 올라오게 되는 경우 유베처럼 전년도 세리에A 우승팀 + 세리에A 팀 중 가장 좋은 챔스 성적을 낼 경우 40-50m은 기본으로 깔게 되어 그 해 최다수익팀이 쉽게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통 2-3년 주기로 중계권 계약이 체결되고 국가별로 중계권계약 규모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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