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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7일 15시 24분

 

※ 주의사항

1. 글쓴이가 진성 세리에 빠라 가능한 한 지양했으나 글의 방향이 편향적일 수 있고.

2. 본인은 두 팀의 서포터가 아니기에 비적절하고 기분 상하실 수 있는 평가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3. 잘못된 부분을 목도 하셨을 시, (일단 심호흡 한 번 하시고) 비난보다는 피드백으로 매질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1. 손흥민과 메흐메디

2차전 레버쿠젠 포지션 (1).jpg

 

표기 상으로는 1차전과 동일한 포메이션을 취했으나 선수 간 동선 및 움직임의 차이가 존재했는데, 이는 지난 경기에서 교체로 등장했던 ‘메흐메디’의 선발에서 기인했습니다.

 

사실 저는 저 선수에 대해 잘 알지 못 해요. 그냥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카더라’를 접해들은 정도, 그것의 골자는 ‘손흥민과 선호하는 위치가 겹치는 면이 있으며 활동 반경이 넓지만 결정력은 뛰어나지 못 한 선수로, 팬덤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으나 레버쿠젠 축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 정리합니다.

 

그 후 자연히 둘을 비교하며 플레이오프 1, 2차전의 경기를 보게 됐는데, ‘온 더 볼 역량이 더 좋다’라는 식의 평가보다는 손흥민에 비해 ‘플레이의 목적이 명확한’ 선수로 봄이 더 가까운 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내 장기는 00이고 내 역할은 00이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이렇게 움직여야 해’ 라는 걸 스스로 잘 상기하고 있는 건데 이는 동료 선수와의 호흡, 통상 ‘연계’라고 표현되는 불확실한 무엇을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며 때문에 동일한 플레이를 하더라도 주효하게 나타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메흐메디가 손흥민과 크게 다른 롤을 부여받았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1차전의 손흥민이 ‘머릿수’에 불과했다면 메흐메디는 ‘뚜렷한 하나의 선수’로 존재했습니다.

 

이 선수와 추후 언급할 키슬링의 활약이, 본인이 보는 1, 2차전 레버쿠젠의 결정적인 차이였어요.

 

#2. 라치오의 3백

 

2차전 라치오 포메이션 (1).png

 

레버쿠젠은 1차전과 동일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반면 라치오의 변화는 급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올리 감독이 빌리아의 결장을 누구로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었는데, 아예 수비 구성을 바꿔 버리는 수를 꺼내들었어요.

 

3백이 타 리그 팬 분들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세리에A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포메이션이에요. 라치오는 작년 4백을 기초로 상승세를 이끌었던 팀이나 프리 시즌 중에 3백으로 경기를 소화하기도 했고, ‘지지만 않으면 올라가는’ 상황 상 젊은 이적생인 사비치 등의 투입보다 안정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으니까.

 

3백은 그 운용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4백에 비해 2톱을 막는 데 적합한 포메이션입니다.

메흐메디가 윙어와 스트라이커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움직임을 보여줬고 따라서 개인은 이 선택지를 ‘합리적이자, 라치오가 직면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최전방에는 부상으로 결장한 클로제 대신 ‘1차전의 히어로’ 케이타를 선발로 꺼내 들었고(사실 애 말고는 뽑을 카드도 없음), 볼로냐를 상대로 훌륭한 리그 데뷔전을 펼친 키슈나는 일단 벤치에서 시작했습니다.

 

#3. 90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축구는 90분의 장기 스포츠고, 감독과 팀 성향에 따라 어느 타이밍에 승부를 볼 것인지에 대해 차이가 있어요. 1차전에서 한 점 차로 승리를 가져오면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올라갈 수 있는 라치오가 무리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었고, 보통 이런 상황에서 다수의 감독들은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우지 않습니다. 피올리 감독 역시 이와 동일한 전형적이고 안정적인 선택을 취합니다.

 

반면 레버쿠젠은 어찌되었건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며, 한편으로는 원정골을 내주지 않아야 하는 비교적 까다로운 입장이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슈미트 감독은 1차전에서 모습보다 폭을 넓게 가져가고 진형을 비교적 넓게 가져감과 동시에, 웬델의 오버래핑을 지난 경기에 비해 자제시켰습니다.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양 팀의 판단이었기에, 우리는 복잡할 것 없이 탐욕스레 맥주를 쥐고 이 선택들이 부딪힌 결과를 지켜보면 되는 겁니다.

 

#4. 전반적인 경기 양상

 

경기 초반 레버쿠젠이 몰아치는 양상이 전개됐으나 라치오가 안정을 되찾으며 조금은 루즈하게 전반전이 흘러갑니다. 양쪽 다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그리고 이건 슈미트보다 피올리가 원했던 그림에 가깝고, 걱정했던 3백도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갔어요.

 

적어도, 라치오의 ‘믿을맨’이 실수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브라이 실수 (1).jpg

 

 

3백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요. 4백과 수비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니까 역할 혼동이 있을 수 있고, 때문에 3백과 4백을 혼용해서 원하는 결과를 내는 팀은 굉장히 소수입니다. 허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 장면에서는 데 브라이가 주변 한 번 둘러보고 걷어내면 그만이었어요. 라두와 룰리치에게 책임이 넘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베리샤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정도인데, 그렇더라도 공에 가까운 데 브라이의 책임이 크다는 건 자명하니까요.

 

결과적으로 데 브라이가 뒤를 돌아 들어오던 키슬링을 놓쳤고, 전반 41분 레버쿠젠에게 선취점을 내 줍니다.

 

그렇게 전반전이 끝나고, 48분엔 마우리시오가 수비위치를 잘못잡아 커팅을 실수하면서

 

마우리시오 실수 (1).jpg

 

 

라치오는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채색해가던 그림에 물감통을 엎어버립니다.

 

설상가상으로 68분에 마우리시오(금일의 종결자)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고, 사실 상 경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경기 중에 해설위원 한 분이 지도자 수업을 말씀하시면서, ‘한 명이 부족하더라도 상대의 불안요소를 파악하고 꺼낼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합니다. 맞는 말이에요.

 

최소한 나머지 인원들이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면.

 

안데르손은 경기 내내 침묵했는데, 라치오의 윙백 모두를 공격적으로 기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라두와 함께 절망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나 어찌 되었건)룰리치가 기회가 될 때마다 올라가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바스타는 상대적으로 전진을 자제할 수 밖에 없었으며 ,중원에서 압박에 밀려 패스가 끊어지고 턴 오버가 잦아지다보니 안데르손에게 공을 이어줄 수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이 선수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한참 잘 나갈 때보다 폼이 좀 떨어졌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혼자 타개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답답하던 유망주’에서 ‘세리에의 신데렐라’로 평가가 격상되었던 건데, 오늘 보여준 모습은 비단 앞서 언급한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후반전에는 키슈나와 뒤늦게 모리슨(!)이 투입되었으나 아무리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더라도 저 상황에서 별 수 있나요.

 

희망사항에 가까운 교체 투입이 있었을 뿐, 도리어 벨라라비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피올리 감독과 라치오 서포터들은 무기력하게 경기종료 휘슬을 들어야 했습니다.

 

#5. 키슬링, 붉은 색의 타이탄.

 

키슬링 (1).jpg

 

이전 유벤투스와 우디네세 경기 리뷰에서, 저는 만두키치의 포스트 플레이를 설명하며 이를 아래로 내려앉은 팀을 상대로 효과적인 플레이라 평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키슬링은 이 경기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포스트 플레이어 활용의 정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함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선수는 현대 축구에서 원하는 원톱의 이상향에 가까운 선수가 아니에요. 안정적으로 볼을 키핑할 능력이 없고 패스 선택지가 단조로워 점유율 축구에 적합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원 찬스를 골로 연결할 만큼 결정력이 특기될 만한 강점인 선수도 아니니까요.

 

그러나 공중볼의 탈환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고,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에 거리낌이 없으며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방 후방 라인에 쉴 새 없이 프레싱을 가할 수 있는 선수죠. 좋게 말하면 스페셜리스트, 부정적으로 보면 ‘반 쪽 자리’ 스트라이커.

 

제가 아는 바로 저 선수는 작년을 기점으로 폼이 상당히 하락한 선수였어요.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 개 중에도 이번 2차전에서의 활약은 ‘바이 아레나의 수호신’으로 봐도 무방했습니다. 저런 헌신적인 플레이어의 희생으로 생겨나는 공간을 활용하기에 오늘 메흐메디를 더불어 레버쿠젠의 2선자원은 부족함이 없었고 셋은 나란히 골을 기록합니다.

 

경기 전반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음에도 레버쿠젠은 롱볼을 자주 시도했는데, 기실 위협적인 장면은 대부분 이런 장면에서 뽑혀 나왔어요. 키슬링은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으며 라치오가 흔들린 근본 원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뽑는 이 경기에 MOM이에요.

 

#6. 후기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두 팀 간의 매치는 도합 3대1로 끝이 났고, 잔인했을지언정 불공평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치오는 아쉬움을 뒤로 미루고 리그와 유로파에서의 선전을 다짐해야 할 테고, 레버쿠젠은 조별 대진이 긍정적이기를 바래야겠지요.

 

아무래도 양 팀의 서포터 분들에 비해 아는 바가 적어 리뷰를 적기에 걱정이 앞서던 게 사실이라 추후 또 이런 리뷰를 적게 될 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7. 요약

 

1.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던 ‘전반전’ 라치오의 3백

2. 라치오에게 나쁘지 않은 전반전이 ‘될 뻔’했었으나 그것은 꿈(ㅠㅠ)

3. 전체적으로 레버쿠젠이 라치오보다 우세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4. 키슬링은 강한 남자(솔직히 짱짱맨)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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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ieur Lv.9 / 929p
댓글 2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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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7
개인적으로 경기 보면서 라치오 선수들 후반전에 단체로 토토했나? 이런생각이 들만큼 열심히 안뛰더군요.. 애초에 챔스를 포기하는건지 두산 바스타 선수 말고는 정말 모두 실망스러웠네요 두번째골 실점 장면에서는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나름 올라와서 세리아 포인트좀 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에 봤는데..ㅠㅠ 잠이나 잘껄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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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7
저도 쉽지않을 거라 생각하고 봤지만 너무 맥없이 무너진 것같아 안타깝더라고요. 추후 되돌이켜보았을 땐 마우리시오 퇴장 이후에 레버쿠젠에게 반항할 수 있는 토대 자체가 무너진 느낌이 강했기에 그 나름대로 이해하는 편이고. 유베나 로마가 대외컵 무대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길 바래야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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