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nsi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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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31일 17시 36분

#1.들어가기 앞서

 

 

 (솔직히 아직도 씩씩대고 있기는 한데)

 

 2R에서 초미의 관심사를 모았던 로마-유벤투스의 경기는 2:1 로마의 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툭 까놓고 말해 유벤투스는 효과적인 공격을 하는 데 실패하여 90분 내내 두들겨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 경기에서 로마가 승리한 이유는 자명합니다.

 

로마가 더 강했어요.

 

 2대1의 결과는 부폰이 '마치 당연하듯이' 막아낸 선방들 덕이지, 사실 더 실점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어요.

 

 '유베는 핵심전력이 이탈했으니까'는 적절한 변명이 될 수 없는 게, 전력이 완비된 상태로 홈에서 상대했더라도 맞붙기 껄끄러웠을 거예요.

 

다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일방적인 경기였고, 해당 리뷰는 '로마의 승리 요인'을 되짚어 본 글이라기보다 '왜 유벤투스가 무기력하게 패배했는가'에 대한 글에 가까울 겁니다.

 

 

#2.선발 라인업

 

스타팅 라인업.jpg

 이 경기는 로마의 홈인 올림피코에서 치러졌고, 로마는 제 아무리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이더라도 홈에서 숙이고 들어갈 팀이 아닙니다. 결과를 차치하고 작년에 바이언에게도 맞불을 시도했던 팀이에요. 세리에A에서 금 번 이적시장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보강을 이뤄냈다 평가받는 팀이고, 알레그리는 그들을 상대로 지난 경기처럼 3백을 꺼내듭니다.

 

#3. 재앙이 빚어지다.

 

 우디네세 전에서 파도인 활용은 괜찮은 방안이었어요. 알레그리는 이번 로마 전을 앞두고 도 파도인 선발을 공언했으며, 이에 대해 '파도인은 4백을 보호할 수 있는 미드필더'라는 근거를 가져옵니다. 포그바는 고정, 페레이라보다 비교적 투쟁적인 스투라로를 선택했고

 

 이들은 로마의 검투사들에게 무참히 찢어졌습니다(이런tq)

 

 일면, 3백 선택 자체가 명백한 실책처럼 해석될 수 있어요. 이전 경기에서도 파도인은 너른 활동량을 바탕으로 빈 공간을 선점하여 '짧은 연결고리' 역할을 잘 수행해 냈던 거고, 수비력을 호평할 만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 했었거든요. 스투라로, 포그바 역시 수비, 공격 국면 모두에서 효율적인 포지셔닝을 하지 못 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일관했습니다. 저 중 하나를 바꿔줄 만한 남은 3선 자원은 페레이라 뿐이었고, 이 역시 '어쨌든' 무실점으로 막아낸 전반 직후 교체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큰 패니까. 이럴 거면 4백을 사용했어야 했다는 비판도 거셌고 하프 타임 이후 변화의 필요성을 말씀하신 분들도 많아요.

 

 허나 알레그리는 후반전에 들어와서도 이 포맷을 유지했고 본인은 이것을 결과에 기초해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는, '그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경기력이 만족스러워서라기보다, '로마'정도의 팀을 상대로 '지금의 유벤투스'가 4백을 꺼내는 건 무리라 판단하기 때문이에요.

 

 어제 유벤투스의 3백은 양 측면과 허리 진형을 좁고 낮게 위치시키며 측면과 중앙의 수비국면에서 모두 수적 우위를 모색했던 방안인 동시에, 상대의 강점을 이유로 하는 '강제된' 선택이었어요.

 

 발상은 나쁘지 않았다고 봐요. 다만 이러한 선택을 비웃기라도 하 듯, 로마는 두 구역의 힘싸움에서 모두 승리합니다.

 

#4. 로마의 강점

 

 로마는 세계 수위권의 3선을 보유한 팀이에요. 설령 주전 자원 둘이 이탈하지 않았더라도 유베가 중원의 우위를 가져갔을 거라 점칠 수 없습니다.

 

 비달, 피를로가 나갔더라도 유벤투스는 아직 충분히 허리가 단단한 팀이에요. 주전 자원 둘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에서도 저 정도 중원은 꾸려 낼 수 있으니까.

 

 다만 이들이 쩔쩔맸던 로마 3선의 특색은, 기용된 모두가 개별적인 전진성과 슈팅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입니다. 주위가 분산되면 어디서든 위협적인 장면이 튀어나와 버리는.

 

 그렇다고 중원에 타이트한 압박을 취하자니 측면 자원이 위협적이지요. 살라야 명실공이 지난 시즌 후반기 세리에A 최고의 크랙이었고 저 친구가 속도가 붙었을 때 따라 잡을 수 있는 자원은, 제가 아는 범주에서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마냥 공을 기다리는 성향의 플레이어도 아니라서 직접 내려와서 공을 끌어 올리는 장면도 자주 나왔어요.

 

살라.jpg

- 진짜. 진짜 ㅈㄴ 빠름.

 

 반대쪽엔 팔케가 기용되었는데,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이었냐 하면 그것 또한 아닙니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본인이 잡은 공을 간결하게 처리하면서 날카로운 슈팅이나 크로스 등으로 연결시켰고, 살라와 함께 수비의 밀도를 벌려놨으며 결국 제코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해냅니다.

 

제코의 쐐기골 장면은 로마 팬들의 오랜 염원을 해소시킨 장면이었어요. 앞서 기술한 로마의 장점이 작년에 없었는데 이번 시즌 생겨난 게 아니거든요. 많은 구단들이 로마를 상대할 때 내려앉는 선택을 했고, 이 때 마무리 작업에서 한계를 드러낸 로마는 충분히 가져올 법할 승점을 자주 드랍했습니다. 제코의 영입을 우승 경쟁을 펼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보던 시선이 결코 허황된 게 아니에요.

 

#5. 알레그리의 고뇌

 

알레그리.jpg

 중원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유벤투스 역시 짓눌려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고, 로마가 전방에서부터 좁은 간격의 압박을 취해왔기에 공을 급하게 처리하게 됐으며 설상가상으로 유벤투스는 허리와 1선 사이 간격이 크게 벌어지며 턴오버가 잦아져 버립니다. 여기에 측면 자원의 전진이 용이하지 않으니 로마의 양쪽 풀백 또한 편안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할 수 있었고, 일방적인 전개가 지속됐어요.

 

 경기장을 중앙과 측면으로 나눠서 보았을 때 어느 한 쪽에 위험 요소가 덜 하다면 변화를 기용해볼 만합니다. 결국 어느 한 쪽을 비우며 변화를 주는 거니까.

 

 그러나 어제 유벤투스에게 두 구역의 위험요소는 어느 하나의 경중을 가릴 수 없었어요.

 

 결국 알레그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어떻게든 막아내며 경기 종반 로마의 전체적인 속도가 저하될 타이밍을 노릴지,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지의 문제였고 하프타임 이후 특별한 변경점이 없었던 걸로 보아 전자의 선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납득할 만 했어요. 제가 보기엔 어제 정도의 로마를 원정에서 상대해서, 유벤투스가 무승부 정도만 가져가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확이었거든요.

 

#6. 만일 유벤투스가 4백으로 변화를 주었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4백을 기용했어야 한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았어요.

 

기실 축구에서 '안전한' 공격이라는 게 성립할 수 없고, 어제 유벤투스는 경기 종반부를 제외하면 공격루트를 원천봉쇄 당한 수준에 가까워서 득점을 노리는 게 불가능 한 모습이었거든요. '득점'을 노렸다면 변화가 필요했었다는 주장도 분명 일리가 있고, 이 때 3백에서 4백 전환은 '틀' 자체를 바꿔내는 굉장히 확실한 변화에요.

 

유벤투스가 4백을 사용한다는 건 획기적인 시스템을 구성하지 않는 한 2선의 활용 또는 측면 자원의 투입 정도에요. 저 중 2선의 활용, 즉 '1'자리로 표기되는 자리에 기용할 만한 선수로 언급되는 게 '페레이라'와 '디발라'입니다.

 

 

#7. 페레이라와 디발라

 

페레이라.jpg

 

 저는 페레이라를 "전체적인 킥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고평가 받는 활동량 부분은 저 선수를 '3선'으로 인식할 때 마땅히 뛰어주어야 할 양 이상으로 보지 않으나, 온더 볼 능력이 준수하여 경기 국면에 따라 중원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하고 있어요.

 

 바꿔 말하자면 저는 저 선수를 매 경기마다 고정 선발을 쓰기에는 기량이 원숙하지 않지 않은 '3선 자원'으로 인식합니다. 흔히 사용되는 표현인 '메짤라'에 가까운 툴을 가진 선수에요.

 

 2선으로 분류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 친구는 일반적인 '1'자리에 기용하면 메리트가 제한되어 버리거든요. 3선에서 2선으로 전진하는 것과 2선에서 공을 받아내는 건 커다란 차이가 있으니까요. 당장 이 친구는 지금 현재, 저 자리에 쏟아질 밀도 높은 압박을 견뎌 낼 만큼의 역량이 없어요.

 

디발라.jpg

 디발라의 경우는 애당초 팔레르모에서 터진 위치가 '1.5선'도 아니고 '1선'이며 유벤투스에서도 경기를 찬찬히 보면 디발라가 만주키치보다 윗 선에 위치할 때가 많아요. 우디네세 전 이후 인터뷰에서 알레그리는 왜 코망을 선발로 기용했는가에 대해 '디발라보다 코망이 세쿤타푼타 롤에 적합하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았고, 저는 저것에 대해 긍정했어요. 선수가 가진 기량과 롤의 적합성은 분리해서 봐야 할 문제니까.

 

 또한 요즘 거의 대부분의 공격수는 '당연히' 밑으로 내려옵니다. 저 선수가 내려와서 마치 미드필더처럼 공을 전개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그걸 2선에서 활용할 스타일이라 보는 시선은 단편적인 접근이에요. 굳이 따지자면 '공격수' 디발라가 가진 일종의 특질에 가깝고, 그것 역시 주도적인 찬스 메이커들의 그것과 대조하면 질적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굉장히 과감히 가져가는 편인데, 이 또한 기본적인 위치를 측면으로 보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리하면, 저는 디발라와 페레이라를 각 '3선'과 '1선' 위치를 벗어난 기용하는 것을 어디까지나 변칙적인 전략 이상으로 보지 않아요. 그리고 이런 검증되지 않은 모험수를 내포한 4백 전환을 시도하기에 로마는 적당한 팀이 아니에요.

 

 도리어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비판했을 겁니다. 준비가 부족했음을 실토한 거니까.

 

 큰 틀을 유지하며 후반 중반에 이르러 점진적으로 공격적인 교체를 감행하는 것. 제 생각에 어제 감독의 판단은 합리적이었어요. 불운했다면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에브라가 퇴장 당했다는 것 정도.

 

 허나 이 모든 게 계획대로 돌아갔더라도 못 이겼을 거에요.

 

어디까지나 작성자의 희망을 담뿍 담은 접근한 긍정적인 복기일 뿐이니까요(그냥 못해서 진 거라고 리뷰를 쓸 순 없잖아요ㅠㅠ)

 

 

#8. 후기

 

 제코가 지금만큼의 활약을 계속 이어 나가준다면 로마는 작년보다 높은 승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잘 닦여진 구단입니다. 이외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성공적으로 적응 하는 모습이고, 잘 안 풀리는 때에는 벤치에 토티가 앉아 있습니다(!). 선수진에 이탈이 없는 유벤투스가 다시 상대하게 되더라도 쉽지 않을 거예요. 이적시장을 통해 굉장히 많은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이동이 있었고, 비달과 테베즈 등의 핵심 선수들의 공백을 이적생들이 당장 메꿔주길 바라는 건 환상입니다. 천천히 봐야 해요.

 

 종반부 유벤투스가 한 골 만회하는 장면에서 디발라의 움직임은 긍정적이었으나 전 어제 저 선수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상당히 불만이었어요. 종종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스타일 상 눈에 띌 수 밖에 없고, 무모한 시도로 인한 턴 오버도 잦았으니까.

 

 다만 저런 시도를 주변 선수들의 부재로 인한 고육책으로 볼 여지가 있고, 화려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볼 호그 기질이 적으며 가능한 한 공의 흐름을 살리려 하는 성향이 있기에 추후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만큼 적응한다면 보다 나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 봅니다.

 

 이제 이적시장이 끝나고 A매치 기간이 다가오네요. 유벤투스는 저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떨어진 조직력을 끌어 올려야 할 겁니다. 그리고 그걸 실패하면, 리그 우승권에서 멀어짐과 동시에 저는 분노에 차 똥글을 쓰게 되겠지요.(새벽에 경기 보는 것도 힘든데 고통이라니)

 

 

 

 

님들아. 키에보 전은 이길 수 있는거죠?(...)

 

 

 #9. 요약

 

 1. 왜 내가 리뷰를 쓰며 응원하는 팀은 언제나 패배하는가.

 2. (울먹이며)로마는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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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ieur Lv.9 / 929p
댓글 8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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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살라 정말 ㄷㄷ하더군요 수비수를 도와 수비를하는 포그바가 쩔쩔매고 손을 쓰지 않고선 살라를 억제하기 힘겨워 하는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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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거의 오토바이 수준이었음요 사람인가 싶을 정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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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살라라는 스피드스타를 제어할 기동력이 없기 때문에, 또한 중원을 우세하게 가져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수비 라인은 내려갈 수밖에 없었죠. 이 상황에서 3백을 꺼내든 건 명백히 주도권을 내주되 실점하지만 말자는 의도이고, 전형적인 언더독의 경기 방식. 잘 막고 철퇴 꽂으면 이기는 거고, 안되면 지는 거죠.

언더독답게 깨졌고 할 말이 없네요ㅠ

 

다만 분명히 알레그리를 비판할 지점은 있습니다.

 

1. 3백이라는 중앙 집중적인 수비형태를 가져가면서 파도인을 선발 기용할 이유가 있었을까.

단순히 전진하는 성향이 약하기 때문에 수비진 보호를 위해 레지스타 자리에 놓은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죠. 전개력이 없기 때문에 지공 국면에서 할 수 있는건 공격수 한명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 뿐. 더불어 프리한 위치해서 공을 받아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아서 나중에는 이 공격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조차 성공적이지 못했죠. 결국 빌드업에서 효율적이지 못했으며, 중원장악력까지 더욱 저하되는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보임.

사실 로마전에서 파도인을 선발로 놓았다는 자체가 굉장히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 철벽마무리니, 승리의 아이콘이니 극찬받을때도 그의 역할은 주전 체력관리용 땜빵이었을 뿐. 엄밀히 말하면 '파도인을 넣어서 이기는'게 아니며 '이길 수 있으니까 파도인을 넣는' 정도의 선수에 불과. 물론 지능적이고, 전술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조연으로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으나, 피지컬이 약하고 플레이의 디테일한 완성도가 높지 않아서 주연이 될 수 없음. 그리고 3-5-2에서 레지스타의 자리는 단순한 조연에 머물러선 안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인원 수에서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때문. 콘테 3-5-2의 성공이 '레지스타 그 자체'인 피를로의 지분이 엄청났다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2. 왜 주도권을 내줄 경기에서 만주키치가 선발이었을까.

만주키치의 장점은 전방압박, 포스트플레이, 제공권. 단점은 역습을 이끌어갈 개인능력 부재.

트레콸 없이 최전방 압박 인원 2인에서 만주키치 압박으로 변수를 만들겠다 라고 생각했으면 도둑놈 심보. 포스트플레이, 제공권도 대체로 우세한, 적어도 동등한 주도권을 가진 경기에서 효율적인 옵션. 반대로 공격 참여인원이 적었던 경기 흐름에서 역습능력은 중요한 요소. 후반 만회골도 빠른 역습으로 만들어졌죠.

하나 변명을 해 주자면, 모라타가 부상 복귀하고 첫 경기였으니 관리 차원도 있긴 했을테죠.

 

알레그리가 지난 시즌 대단한 결과를 얻긴 했지만, 아직 성과만큼의 역량이 증명된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낸 팀이 아니기 때문에. 전 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았고, 거기서 핵심적인 부품이 빠진 후에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지 못했죠. 물론 이건 앞으로 증명해 나갈 수 있는, 증명해 나가야 하는 부분인데, 단지 걱정되는 건 성공적인 지난 시즌 이후 알레그리가 보이는 행보가 너무 보수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포메이션부터 경기 의도, 선수 기용에 이르기까지요. 로마전은 포그바를 레지스타로 스투라로-포그바-페레이라로 나올 것이다 라는 기사를 봤을 때는 좀 변화하려는 부분이 있나 싶었는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결국은 파도인 레지스타를 꺼내고 변수없이 무너졌네요.

알레그리의 진정한 시험대라고 볼 수 있는 이번 시즌에 초반부터 2연패라니 .. 결과보다도 변화의 조짐이 안보이고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한 획기적 변화도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되긴 하네요.
알레그리의 진정한 시험대라고 볼 수 있는 이번 시즌에 초반부터 2연패라니 .. 결과보다도 변화의 조짐이 안보이고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한 획기적 변화도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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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1의 경우 포그바 레지스타 활용 후 스투라로, 페레이라 모두 기용하는 방안은 제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포그바가 '제 역할을 해 준다는 전제 하에' 언뜻 굉장히 괜찮은 방안처럼 보이는데 감독이 왜 고려해보지 않았나를 조용히 따져봐야겠습니다. 페레이라에 대해 냉정히 접근하려 하다보니 스투라로와 페레이라는 택일하여 둘 중 하나를 기용해야 한다는 게 고정관념처럼 생겨버렸네요. 이러면 안 되는데...파도인에 대한 평가도 저 역시 유사한 편이에요. 

 

단 저는 저 경기에서 파도인이 맡은 게 레지스타의 그것으로 보기 보다는, 멀티성을 바탕으로 여러 위치의 수비국면에서 협력 수비를 꾀한 거라 보고 있어요. 레지스타라는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희귀하니까요. 물론 똥망했으나, 스투라로와 포그바 역시 보다 나은 활약을 보여준 건 아니기에 혼자 패배의 독박을 쓰기에는 과하지 않나 생각하는 편.  개인적으로는 포그바를 워스트로 뽑습니다.

 

2의 경우 역시 의견이 동일하고, 결국 모라타의 부상 안배 차원 출장이라는 생각으로 귀결합니다. 저 또한 아쉬웠던 부분이고, 후반에 이르러 만주키치를 교체아웃 시킨 걸 고려했을 때 알레그리도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했던 거라 보고 있어요. 

 

알레그리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으로 조금 유보하고 있어요. 지금의 모습이 실망스럽고 기틀이 이미 형성된 팀을 맡았다 하더라도 작년의 이뤄낸 성과가 워낙 굉장해서.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은 공감합니다. 

 

1,2위 팀 간의 경기같지 않았어요. 유니폼 벗겨놓으면 두들겨 맞는 하위팀이라 해도 믿을 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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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포그바 레지스타로 쓰면 아마도 전진성이 강하다보니 수비적인 안정성이 낮아질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추측. 저는 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투입되는 선수 클래스 자체를 높이기 위해 충분히 고려해볼 만 했다고 봅니다. 일단 3백의 수비력을 신뢰하는 편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우디네세전 같은 포지션에서 보여준 파도인의 퍼포먼스를 봤을때 로마전에서 기대치가 매우 낮았기 때문. 사실 제 입장에서 파도인은 딱 기대치만큼 했어요ㅋㅋ;; 조금 더 컨디션이 나빠 보이긴 했지만... 

더불어 개인적으로 현 스쿼드에서 포그바 백업롤 가장 잘 해줄 선수가 페레이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드 역할 밸런스에서도 충분히 괜찮을 거라고 봤네요. 

 

아, 그리고 레지스타라는 용어가 논란이 될 수 있겠네요. 저는 레지스타를 '피를로의 역할을 해주는 특별한 포지션'이라고 정의하지 않아요. 그냥 '알레그리 3미들에서 센터백 바로 앞에 서는 미드필더'를 지칭합니다. 왜냐면 알레그리가 용어를 그렇게 사용하거든요ㅋㅋ

 

포그바는 솔직히 폼이 떨어져 보이긴 했는데, 그 원인의 하나로 예상했던 역할과잉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가 이르네요. 여전히 파트너가 파도인이였고 여전히 해야 될 역할이 많았기 때문에. 뭐.. 워스트급으로 못했다는건 동의합니다 ㅋㅋ 멘탈도 나갔고 ㅋㅋㅋㅋ

 

모라타 관해서는.. 흠.. 느낌이지만 사실 모라타가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모라타-만주키치를 썼을거에요. 결국 2번 질문은 그대로 남아 있었겠죠. 모라타만 디발라로 바뀐 채. 이게 요새 제가 알레그리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ㅠ 뭐 이건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할 뿐이니 어떤식으로든 앞으로 예상을 비웃듯 잘 해주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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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31

아 알레그리 감독이 그 용어를 그렇게 사용하는군요. 오히려 제가 저 용어에 대한 편견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예컨대 이탈리아에서 포백 앞에 위치하는 '6번' 미드필더의 역할을 통칭하는 용어인데 제가 이해하는 저 단어의 어감은 아무래도 피를로에 가까운지라.

 

 저 또한 그렇게 예상했어요. 알레그리 감독이 디발라 선발을 '너무 아낀다' 싶을 정도로 신뢰를 주지 않는 편이라 생각해서 모라타가 정상적인 핏이었다면 만주키치-모라타 투톱의 기용을 봤을 것 같다는.

 

똑같이 답답함을 토로했겠지요. 어쩌면 어제 경기보다 더.

 

아마 그랬더라면 만주키치 기용에 대한 불만이 글에 잔뜩 기재되었을 것 같아요.

 

포그바에 대한 판단을 보류해야 함 역시 같은 이유로 동의하나 사실 지금은 맑이 돌아온다고 해서 급격한 경기력 변화가 있을 거라 보지는 않는데, 기본적인 기량이 파도인에 비해 상당히 우위에 서 있는 선수이니까요. 뭐가 달라도 다르겠고, 마음을 기댈 곳도 필요하고(...)

 

키에보 전은 어떻게든 잡고 넘어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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