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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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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평소와 달리 뻘글 한번 써볼까 합니다.
재무/회계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쉽게 안 와닿아서 재미가 없을 수도, 한편으로는 모두들 가장 재밌어하는 선수이적자금 관련 얘기가 나오니 재밌을 수도 있는 주제인데, 얼마만큼 재밌게 얘기하느냐는 제 능력이겠죠….. 과연 결과는? ㅋㅋ
막 써놓고 보니 엄청 기네요.
너무 길어서 요약 내용만 원하시는 분들은 대충 이렇습니다:
- 유벤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의 약 70% 수준에 맞춰 선수단 유지비용을 쓰고 있었음
- 선수단 유지비용은 결국 연봉 + 이적료의 개념임. 따라서 내년도 매출에 70%를 곱할 경우 내년도에 운용할 선수단 유지비용이 대략적으로 계산됨
-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계산식에서 이적료는 이적료 전액이 아닌 선수등록권 상각비(이적료를 선수 계약기간에 맞춰 나눈 금액)임
- 내년도 매출은 이런저런 가정을 보수적으로 담아서 계산하면 약 400m 언저리로 추정됨. 이 경우 선수단 유지비용은 280m 수준.
- 올해 비용은 약 260m 수준이었는데, 여기서 방출이 예상되는 선수들에게 들어간 돈이 연간 약 35m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들에 쓸 수 있는 비용은 약 50-55m 수준임
- 50-55m은 이적료가 아니라 연봉 + 상각비의 합임. 따라서 연봉과 이적료의 mix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100m짜리 선수를 살 수도 있는 것이고 20m짜리 선수들밖에는 못 살 수 있음
- 위의 접근법은 매출대비 선수단 유지비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경영한다는 가정 하에 계산한 것이고, 실제 구단이 짜고 있는 플랜이나 처해 있는 경영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예산 규모는 바뀔 수 있음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이하 본문--------------------------------------------------------------------------------------------------------------------------------
어느 사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업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과 비용의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매출을 늘려도 비용이 더 크게 늘거나 비용을 아무리 절감해도 매출이 쪼그라들면 사업에 타격이 가는 건 당연한 것이죠. 그래서 모든 기업들은 매년 사업환경과 회사의 전략 등에 맞춰서 매출과 비용에 대한 계획/예산을 세우고 이에 맞춰 경영을 하죠.
뭐 뻔한 얘기였고요, 뻔한 얘기 하나 더 하자면 모두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축구클럽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비용은 선수단 유지비용으로 크게 연봉과 이적료지출로 구성됩니다. 오늘은 이 연봉/이적료지출과 관련해서 조금 재미삼아 계산놀이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아래는 유벤투스의 최근 3년 + 이번 연도 (9개월치)의 매출과 선수단 유지비용 자료입니다.
대부분의 항목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항목이니 따로 설명은 안 드리겠습니다만 선수등록권 상각비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자면, 이는 회계의 감가상각비 개념이 적용되는 비용으로, 선수를 영입하는데 든 이적료를 영입한 연도에 전부 비용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에 걸쳐서 나눠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개념입니다. 보통은 선수의 계약기간에 걸쳐서 나눠서 인식을 하죠.
예를 들면 호날두를 100m에 4년 계약으로 영입하면 영입한 해에 100m을 몽땅 비용으로 넣는게 아니라 영입한 해로부터 향후 4년 동안 매년 25m씩 장부에 비용으로 넣습니다.
이와 같이 처리하는 건 회계에서 말하는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을 적용하는 건데, 더 깊게 들어가지는 않을게요.
보시다시피 유벤투스는 매년 선수단 유지 및 투자비로 약 70% 언저리로 유지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의 경우 65%까지 내려왔지만 이는 보통 시즌 성적에 대한 보너스 등이 시즌이 마무리되는 4분기에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클럽들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뭐 정확한 기준점은 없지만 UEFA 등에서는 이 비율을 약 55-70%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권장한다고 합니다. 유베는 이 수준을 매년 간당간당하고 유지하고 있군요. 다른 팀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쓸게요.
아무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라면 향후에도 특별히 경영환경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이러한 비율에 맞춰서 선수단 유지비용 예산, 즉 연봉과 이적료 예산을 짤 것이라는거죠. 여기서 한번 산식을 정리하자면:
내년도 선수단 유지비용 예산 (연봉 + 선수등록권 상각비) = 내년도 매출 예상액 x 70%
이러한 로직으로 재미삼아 이번 여름에 나올 수 있는 예산을 한번 뽑아볼까요? 여기서부터 쓰는 모든 숫자는 제 가정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니 그냥 재미삼아 봐주세요. 일단 제가 계산한 바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출 추정
http://www.juventus.kr/football/3378030
우선 지난 번 언급한 것처럼 올해 매출은 약 380m 정도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나 비달 이적에서 발생한 차익 30m을 뺀 약 350m 정도가 경상적인 매출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내년(16-17시즌) 매출 전망을 보면 현재로서는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은 딱히 없어 보입니다. 경기장수익이야 뻔하고, 중계권이나 짚/아디다스 등 주요 스폰서와의 계약도 재계약철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거대한 스폰서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큰 차이가 없을 것이고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챔스 8강 정도 이상만 가준다면 약 5%의 매출이 늘 것으로 생각되어, 350 * 1.05로 계산하고, 방출이 예상되는 선수들의 이적에서 발생하는 예상차익을 얹어서 매출을 추정하니 약 400m 정도 나오네요.
2. 비용 추정
로직은 간단합니다. 우선 위에서 계산한 매출액에다가 70%를 곱한 금액을 총 예산으로 잡습니다. 그 다음에 올해 발생하는 비용에서 방출이 예상되는 선수들에게 들어갔던 비용을 빼고, 그렇게 해서 나온 금액과 총 예산과의 차액이 바로 우리가 여름에 새로운 선수들에게 쓸 수 있는 돈이 되는 겁니다.
방출예상 선수들은 현재 언론에 가장 많이 링크가 나고 있는 선수들을 위주로 정리했어요. 여기서 판매액은 제가 조금 보수적으로 낮게 잡았고요, 연봉은 일반적으로 보도되는 금액이 세후라는 전제 하에 2배를 곱했고요. 장부가액과 연간 상각비는 재무제표의 주석에 나와 있는 금액을 토대로 뽑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이 상각비는 약 17m 절감하고 연봉은 약 20m 절감이 예상되네요.
3. 투입가능 예산
자, 길게 계산한 결과 약 50-55m 정도의 예산이 나왔네요. 주의하실 점은 이게 이적료를 50m 쓸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연봉 + (이적료/계약기간)의 총합계가 50-55m 정도 쓸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연봉과 이적료의 mix를 어떻게 잘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예산안이 나올 수 있죠.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면, Pjanic를 이적료 32m에 세전 연봉 5m에 5년 계약을 체결한다면, 1년에 Pjanic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봉 10m (5m * 2) + 상각비 6.4m (32m / 5년) = 총 16m 정도 되네요.
아까 Max 55m 예산이라고 했으니 그러면 55에서 16을 뺀 39m이 이제 남은 겁니다. 이 돈으로 5년 계약에 연봉 10m짜리 수퍼스타 한 명만 더 산다고 가정한다면, 이적료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39 – 20) * 5 = 95m이 나오네요.
우리도 베일이나 네이마르를 지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
물론 뻔한 얘기지만 영입할 선수의 수나 연봉수준에 따라서 저 mix는 크게 바뀔 겁니다.
맺음말
실제로 클럽에서 예산을 짤 때 고려할 요소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위에서처럼 한 가지만 놓고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단기간에 대권을 노리면서 평소보다 좀 쓰기로 결심했다던지, 경기장 건설 등으로 인해 부채가 많아서 부채 상환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던지, 이미 작년 재작년에 질러놓은 이적료의 분할납부에 따른 현금흐름도 고려해야 하고, 예상 외의 신규 매출이나 비용 발생 등 변수는 무지하게 많기 때문에 예산 짤 때 더욱 복잡해지는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겠죠.
하지만 구단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온 지금은 이와 같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산을 짤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전제 하에 제가 한 번 재미삼아 계산해 본 것입니다. 나중에 실제로 이적시장이 마무리되고 시즌이 끝나서 결산을 했을 때 지금 계산해 본 것이랑 비교해 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뭐 길게 써놓고 보니 완전 뻔한 얘기를 숫자만 쳐서 써놨네요. 아무튼 뻘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게 또 그 5년 동안에 매출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또 유지가 가능한 부분이기는 해요.
제가 내년도 예상액을 매출 400에 선수단비용 280으로 추정했는데, 만일 이적예산을 한 명에게 몰빵해서 상업성이 뛰어난 스타를 영입한다면 매출도 더 커질테고, 그러면 그거에 비례해서 운영비 예산은 계속 커지니까요.
게다가 100m 급의 대형계약은 제가 나중에 한번 설명드리겠지만 연봉 재계약을 하면서 오히려 매년 장부상에 기록되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내는 것도 가능할 수 있어요. 연봉은 올려줬는데 회사 손익은 더 좋아보이는 효과를 내는거죠 ㅋㅋ
아래에서도 다들 설명해 주셔서 제가 덧붙일 건 크게 없는데요,
예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산드루를 26m에 4년 계약으로 영입하게 되면 유벤투스는 회계장부에 산드루에 대한 권리를 "선수등록권"이라는 자산으로 기재하는데 이때 이 자산의 가치를 내가 돈주고 사온 금액으로 기재하는거죠.
따라서 산드루가 처음 이적해오면 장부가액이 26m으로 기록한 다음에, 이 26m을 4년에 걸쳐서 매년 똑같은 금액(26/4 = 6.5m)을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자산가치를 줄여나갑니다. 그러니 이적한 다음 해에 장부가액은 26 - 6.5 = 19.5m, 그 다음 해는 13m, 3년차에는 6.5m, 계약 마지막 해에는 0 유로가 되는거죠.
믿고보는 호용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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