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일 06시 35분

한 경기 가지고 부진이라고 표현할 건 아니고, 딱히 못했다고 보지도 않지만 마땅한 표현을 찾기 힘드네요

 

 

 

우선 두 선수가 각각 3선, 2선에 위치했는데 객관적으로 그 자리에서 필요한 역할을 온전히 수행했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런데 경기에서 전개 방식을 살펴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번 경기부터 후방 빌드업은 항상 로카텔리가 센터백 근처로 내려가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풀백에 볼을 돌리면 카발과 사보나가 윙과 연계해 볼을 올리거나 다시 리턴패스를 주는데, 오늘 경기는 음방굴라나 캄비아소가 내려와서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않았기 때문에 주로 센터백이나 로카텔리가 다시 리턴패스를 받았죠

 

이렇게 풀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으며, 그렇다고 로카텔리가 양쪽 윙에 길게 뿌려주지도 못했으니 대부분의 전진은 파지올리나 일디즈에 볼을 전달하며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로카텔리가 최후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파지올리가 볼을 잡으면 선택지가 너무 제한됐습니다.

3선에 로카텔리와 일디즈가 모두 있었다거나 윙어나 풀백이 좁혀들어오는 움직임을 보였다면 리턴 후 삼각패스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었겠지만 양 옆에는 볼을 보낼 선수가 없어 결국 로카텔리에게 백패스 리턴 or 전진 후 전방이나 윙으로 전달하는 것밖에 방도가 없었죠. 

 

일디즈는 대각선 위, 풀백은 후방, 블라호비치는 최전방에 음방굴라와 캄비아소가 특별히 움직임을 가져가지도 않았으니 완전히  고립된 상태로 압박 속에서 볼을 만져야 하는데.. 난이도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디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카텔리에게 볼을 받았을 때 풀백이나 파지올리에게 연결하기엔 두 선택지 모두 아직 후방에서 올라오지 못한 상황이라 꽤 긴 시간의 키핑을 필요로 하고, 홀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한 번 턴하고 전진해서 윙이나 톱에 연결하는 건 윙과 톱이 적절한 움직임을 보여줘야만 난이도가 낮아지는데 그러지 못했죠.

 

한 줄로 정리하면,

풀백과 윙어가 빌드업에 충분히 가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지올리와 일디즈는 각각 홀로 3선, 2선에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각각 더루, 퇸이 대신 뛰었더라도 큰 차이는 보여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디즈

                       파지올리

           로카텔리

 

근본적인 문제는 포지셔닝이 이런 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카텔리가 압박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후방으로 내려 볼 전개를 맡고 있지만, 이전과는 달리 3선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은 특별히 가져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파지올리나 일디즈가 잡았을 때 중원에서 압박을 분산하고 빌드업을 도와줄 선수가 없다는 걸 의미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해결 방법은 

 

1. 윙어와 윙백이 적극적으로 따라붙으며 빌드업에 가담한다

중원에 사람이 하나 없다면 사이드에서 주변의 공간으로 뛰어들어와 패스길을 마련해주고, 또 삼각패스를 통해 풀어나올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전문 윙어가 아닌 캄비아소, 경험이 부족한 사보나와 음방굴라, 빌드업에 충분한 관여를 해줄 능력이 없는 카발이 선발이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죠. 때문에 파지올리와 일디즈는 의미있는 전진보다 후방의 로카텔리나 풀백으로 패스를 넣는 선택을 강요받았습니다.

 

2. 일디즈를 파지올리 옆으로 내린다

혹은 일디즈가 아닌 다른 선수.. 퇸이 될 수도 있겠고요.

그렇지 않아도 패스 줄 곳이 없는데, 파지올리와 일디즈가 각각 다른 선상에 위치했기 때문에 둘 사이의 연계도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역삼각형 3미들을 구성해 3선까지의 빌드업을 수행하고, 이후의 전개는 삼각패스를 통해 압박을 풀어나온 후 전진하거나 윙어와 톱이 잠시 내려와 볼을 받고 빼줘야 하겠죠.

이 경우엔 윙어의 기량도 중요해서 구현이 쉽진 않을 듯하네요

 

3. 일반적인 투볼란치를 구성한다

1라운드는 튀람이 더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로카텔리가 오히려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튀람은 아래에서 볼을 받고 전달한 이후 조금 더 멀리 전진했었고요.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나왔을 땐 전진을 삼가는 편인 로카텔리와는 사뭇 다르죠.

이렇게 된다면 볼을 전달받은 다른 미드필더가 지금과는 달리 중원에서 뒤가 아닌 옆으로 줄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고, 당연히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로카텔리가 3선에서 처음 볼을 받았을 경우 처리가 아쉬워서 그렇지, 올라갈 능력이 없는 선수는 절대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로카텔리의 활동 반경을 너무 아래로 둔 게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모따도 물론 생각이 있겠지만.. 

퇸과 더루가 국대에 제외된 터라 다음 경기까지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꽤 많은데요,

다음 번에도 이런 식으로 빌드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변경을 고려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엠폴리전이라 어떻게 나와도 훨씬 수월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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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0-21 홈파지올리 Lv.31 / 13,227p
댓글 4 건

잘 읽었습니다. 윙어와 풀백들이 미드필더와 연계가 없었던 점 아쉬운 것 같아요.

 

더욱이 캄비아소와 음방굴라 모두 측면에서 전진이 안되다보니 어려운 경기가 펼쳐죴습니다.

 

다만 미드필더에서 저렇게 비대칭으로 위치하는건 전진을 위한 포지셔닝 같고, 저는 로카텔리나 파지올리 둘 다 빠르게 좌우 측면을 벌려주거나 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해서 반대를 열어줄 롱패스 능력이 부족한 점과, 일디즈가 아직은 중앙에서 압박을 이기고 볼을 지켜낼 능력이 부족햇던게 컸던 것 같아요.

 

이런 면에서 더글라스 루이즈와 퇸이 주전이 되면 훨씬 나아질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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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파지올리는 국대에서 레지스타로 쓰일 때 보인 모습, 로카텔리는 1라에서 보여준 전환패스를 생각하면 능력이 아예 없지는 않은 거 같은데 현재 시스템에서 빠르게 윙으로 벌려주거나 하진 못하는 듯 보여서 아쉽네요

 

말씀하신 일디즈의 탈압박능력은 중앙보단 사이드에서 통하는 수준과 방식이기 때문에 퇸이 대신 들어서면 훨씬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루는 당연히 중앙에서 혼자 뚫고나올 능력이 되는 선수니 마찬가지로 나아질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중앙 미드필더와 공미가 비대칭으로 서는 건 좋으나 개인적으로는 현재 전술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의 위치 정도는 올릴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되는 경기였네요.

 

니코는 몰라도 콘세이상은 키에사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선수기 때문에 퇸과 더루가 주전으로 잡은 이후 1라와 같은 전개를 자주 볼 수 있을 듯해 더욱 기대됩니다. 

생각해보면 전력 보강하려고 영입한 선수들 (퇸, 콘세이상, 더글라스 루이즈 + 니코까지)을 하나도 넣지 않고 전반을 치룬 것이니, 경기가 답답할만 합니다 ㅋㅋㅋㅋ

 

첫 3경기만해도 이 정도 변화가 있으니, 위 선수들이 적응하고 3~4경기 이후에는 어떨지 확실히 기대가 됩니다. 요새 축구볼맛이 나서 좋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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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알버지 시절엔 매 경기를 의무감에 보면서도 계속 졸았던 거 같은데요 ㅠ

이번 시즌은 한 경기도 빠뜨리지 않고 다 챙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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